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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빼미
영화 <올빼미> 공식 포스터

 

줄거리 : 안 보고 사는 것이 몸에 좋다고 하여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는가

빛이 없는 어두운 환경에서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경수'는 사실상 맹인이지만 뛰어난 의학지식과 침술 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네 침술자의 조수로 일하고 있던 중 왕의 주치의 '이형익'에게 그 실력을 인정받고 왕실에 입궁을 제안받게 됩니다. 이에 아픈 동생 '경재'의 약값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그는 동생을 위해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입궁을 하게 됩니다.

'경수'가 왕실에서 업무를 배우며 생활하던 어느 날,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 왕자인 '소현세자'와 그 부인 '강빈'이 8년 만에 귀국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현세자'와 그의 아버지 '인조'사이에는 미묘한 갈등이 있습니다.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각종 치욕을 겪으며 아들 내외까지 볼모로 보낸 아버지 '인조', 그리고 비록 볼모의 신분으로 청나라에서 생활했으나, 그들의 발달한 문명을 몸소 체험한 '소현세자', 이 둘은 청나라의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갈등을 겪습니다. 더불어 '인조'는 청나라에서 자신을 폐위시키고 아들인 '소현세자'를 왕위에 올릴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이후 '소현세자'와 그의 아들 '원손'과 가까워지게 되는 '경수'가 '소현세자'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목격하게 되고 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역사적 배경 : 역사적 기록 인조실록> 속 이야기

이 영화의 내용은 역사적 기록지인 <인조실록>의 내용을 기반으로 펼쳐집니다.

실제로 '소현세자'는 청나라로 8년간의 볼모 생활을 다녀온 후 약 2개월 만에 사망하게 되는데, 사인은 학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말라리아(malaria) 었습니다. 하지만 학질의 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빈혈 등이나 기록에 의하면 '소현세자'는 눈, 코, 입 등 신체의 7개의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아무리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독살이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사망 직전 치료했던 실존인물인 왕의 주치의 '이형익'이 진료 및 침을 놓았으며 그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인조'는 오히려 '소현세자'의 부인 '강빈'과 아들 '원손', 그리고 그들의 시녀까지 누명을 씌워 죽입니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비록 볼모의 신분으로 다녀왔으나, 그곳에서 청나라의 왕 '태종'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세자가 일시적으로 귀국을 한 적이 있는데 '태종'이 직접 송별연회를 열어주었다고 합니다. '인조' 입장에서는 전쟁에서 패배한 후 자신이 무릎을 꿇은 상대인 '태종'이 자신의 아들을 인정해 준 것에 대한 분노와 질투, 그리고 자신의 왕위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참담한 비극이 일어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총평 : 만약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은.. 

<올빼미>는 2022년 11월 말 개봉한 궁중 미스터리 장르 영화입니다. 2022년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 관객 평가가 제일 좋았다고 하며, Daum, Naver 등의 포털 사이트 평점도 8점 후반대로 높은 편입니다.

여러 아쉬움도 남는 영화였지만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가 있어 분위기가 마냥 무겁지 않았고,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영화 초반 '경수'의 가족 상황에 대한 도입부가 한낱 보조 침술사에 불과한 '경수'가 '소현세자', '원손'과 가까워질 수 있던 것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영화를 보며 만약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기존 지식, 질서, 규범에 묶여있어 우리나라는 주변 국가들보다 근대화가 느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게 됩니다. 만약 '소현세자'의 의견대로 '인조'가 상대적으로 발전했던 청나라의 신문물을 받아들였다면, 또한 '소현세자'가 살아남아 결국 왕위를 계승하였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굉장히 달랐을 것입니다.

또한 맹인이었던 '경수'가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밝히고자 고군분투를 하는 과정에서도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초반부의 '경수'는 자신과 동생의 안위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소현세자'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소현세자'가 했던 아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안 보고 사는 것이 좋다 하여 눈을 감고 살면 되겠느냐, 그럴수록 눈을 더 크게 뜨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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